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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불교태고종 태고총림 조계산 선암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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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장 지암스님 동안거 결제법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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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조계산선암사
    댓글 0건 조회 4,561회 작성일 21-11-19 13:34

    본문

    老居無憂殿(노거무우전)  노인은 근심 없는 큰 집에 머무르며,

    交友虛空眞(교우허공진)  허(虛)와 공(空)과 진(眞)에 벗하였네. 

    爲事掃枯葉(위사소고엽)  마른 잎 쓸기를 일삼으니,

    何違佛祖事(하위불조사)  무엇이 불조(佛祖)의 그것과 다르랴.

    南無阿彌陀佛(나무아미타불)


    日暐遁曹溪(일위둔조계)  햇빛은 조계산에 숨어들고,

    月影沈殿階(월영침전계)  달그림자 무우전 계단에 잠기네. 

    水流遇寂海(수류우적해)  물은 흘러 고요한 바다와 만나니, 

    山老座向東(산노좌향동)  산에 사는 노인은 동쪽 향해 바로 앉네.

    南無阿彌陀佛(나무아미타불)


    오늘부터 동안거가 시작되었습니다. 

    절집에서는 오랫동안 일 년에 두 번씩 안거 기간을 정해서 좌선하고 화두를 들어서 용맹정진하는 가풍을 이어오고 있습니다. 대중과 함께 참선하며, 자칫 흔들릴 수 있는 견성오도의 출가 본위를 다잡고 점검하고, 본사의 상주처(常住處)에 한 걸음 다가가는 계기로 삼는 것입니다.

    참선에서는 번뇌망상, 시비분별을 내려놓고 오로지 지극한 마음으로 화두를 대해야 합니다. 지극한 마음이란 지성심(至誠心)이요, 진실심(眞實心)입니다. 

    참선에 임하는 납자의 마음가짐이 더없이 정성스럽고 지극하며, 한 점 거짓 없이 진실하여야 한다는 말입니다. 그렇게 지극한 마음으로 참선을 하다 보면 어느 순간 화두가 타파되고 일체 의문이 사라질 것입니다. 본래부터 고요히 빛나고 일체의 분별이 사라진 참 성품의 경계로 이끌어 주는 것이 곧 지극하고 진실한 납자의 그 마음인 셈입니다.

    지극한 마음이 어찌 화두를 드는 납자에게만 한정된다고 하겠습니까. 

    지심으로 듣고, 지심으로 생각하고, 지심으로 받들고, 지심으로 지니고, 지심으로 말하고, 지심으로 행동하고, 지심으로 섬기는 것은 우리 불자 모두가 지녀야 할 마땅한 자세가 아니고 또 무엇이겠습니까.

    오늘부터 구순 안거 기간 동안, 선방의 납자는 물론이거니와 사중의 대중 스님들과 신도분들도 각자의 자리에서 지극한 마음으로 매사에 임하기를 당부드리며, 마지막으로 <대보적경>의 한 구를 읽으며 오늘 법문을 마칠까 합니다.


    佛爲群生眞實尊(불위군생진실존) 부처님께서는 중생을 위하는 진실로 존귀한 분 

    顯揚無上微妙法(현양무상미묘법)  위없는 미묘법을 높이 드러내셨네. 

    我今發起至誠心(아금발기지성심) 내 이제 지극한 마음을 일으켜 내는 것은, 

    爲獲最勝菩提故(위획최승보리고)  가장 뛰어난 지혜를 얻기 위함이라네.

    나무석가모니불, 나무석가모니불, 나무시아본사석가모니불.


    불기2565년 음력 10월 15일 

    태고총림선암사 방장 지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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