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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장 지암스님 해제법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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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조계산선암사
    댓글 0건 조회 7,847회 작성일 20-09-02 1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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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불기2564년(경자) 하안거 해제법어


    空中樓閣起無手(공중누각기무수) 

    손 없이 허공에 집을 세우고,

    坐在無底檐廊上(좌재무저담랑상) 

    바닥없는 툇마루에 걸터앉으니,

    晴雲月輪照山中(청운월륜조산중) 

    구름 걷힌 달빛이 산중을 비춤에,

    草石一一明其形(초석일일명기형)   

    풀 한포기 돌 하나 그 모양이 분명하도다.

    南無阿彌陀佛 (나무아미타불)~


    일상이 수행이어야 합니다. 삶의 매 순간 순간을 모두 수행으로 삼아야합니다.

    그런데 우리 불자들이 그렇게 하지 못하고 있는 원인은 수행에 대한 알 수 없는 편견 때문입니다. 즉, 수행하면 힘들고, 고달프며, 근기가 뛰어난 사람만이 할 수 있는 일이라는 편견입니다. 그러나 실재로 수행은 즐거운 일이며,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일 뿐더러, 어떤 즐거움에 비할 바 없는 법락(法樂)을 얻을 수 있는 것입니다. 물론 수행의 궁극의 목적은 두말할 것도 없이 견성오도에 있다하겠습니다만, 그 과정에서 얻어지는 즐거움도 많고, 그것이 우리의 일상을 더욱 알차게 한다는 것입니다. 

    그러면, 수행은 무엇일까요. 어떻게 하는 것이 수행일까요. 

    답이 많은 질문일 것입니다만, 산승의 소견으로는 수행의 요체는 사량 분별을 넘어선 나를 여실히 보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일염으로 화두를 들어 타파하거나, 또는 나의 행동과 말과 생각이 어떠한 경계를 만나 일어나고, 어떠한 과정을 거쳐 생멸하며, 또 어떠한 과를 불러오는가를 하나하나 여실히 살펴보기도 합니다. 그러다보면, 모든 인연경계에서도 동함 없이 항상 비추는 여여한 참 성품을 깨닫게 됩니다. 그리고 그런 확신은 진실한 믿음(信)을 낳아 키우며, 나의 걸음을 지치지 않고 피안으로 향하게 합니다.

    그렇게 한 걸음 한 걸음 피안을 향해 나아감으로써 나를 살리고, 주변을 살리고, 법계를 살립니다. 

    오늘 하안거를 무사히 마치신 스님들, 총림의 대소사를 묵묵히 담당해온 각 소임자 스님들, 그리고 신도여러분, 여러분들이 어디에 계시든 그곳이 곧 법당이고 선방임을 명심하시고, 깊은 신심으로 부지런히 정진하시길 바랍니다.마지막으로 화엄경의 일문을 전하며 오늘 법문을 마칩니다.


    信為功德不壞種,(신위공덕불괴종)  

    믿음은 무너지지 않는 공덕의 씨앗이고,   

    信能生長菩提樹.(신능생장보리수)  

    믿음은 능히 보리수를 키운다네.

    信能增益最勝智,(신능증익최승지)  

    믿음은 능히 최고의 수승한 지혜를 늘리고,

    信能示現一切佛.(신능시현일체불)  

    믿음은 능히 모든 부처님을 나타낸다네.

      南無阿彌陀佛 (나무아미타불)~


    불기2564년 음력 7월 15일

    태고총림선암사 방장 지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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