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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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번처럼 마지막 점심 공양때 공양간에서 잠깐 뵌걸 생각해서 많이 아쉬워 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사실은 제가 말로 스님과 맞짱ㅋ을 떠도 크게 지지 않을 사람인데 스님이시라서 어려워 하며 입 꾹 다물고 있느라 나름 애 썼습죠.
템스 이후 누가 제가 한말을 음미하듯 또는 꼬투리 잡듯 다시 뱉으면 갑자기 몸이 열이 오르면서 불안해 지는 증세가 생겼슴다.힐링이 아니라 저에겐 없던 병 하나 만들어 온듯..
오기 전날 저녁에 차마시러 갔었죠.어쩌다 보니 서둘렀어도 30분이나 시간이 지나 있더라구요.문앞까지 가서 기웃기웃 거리다 포기하였슴다.이미 한분한분 적당히 알맞게 공간을 차지하고 앉으셔서 스님께 완전몰입하고 계신 듯 하여서 도저히 ...결국 문앞에 앉아서 스님말씀 한참 엿듣다 운동삼아 탑돌이 하고 방으로 들어갔었더랬죠.
안 들어가길 참말 잘했죠.그때 무모하게 용기를 내었더라면 ..
담날 숲산책 갈때 16분 늦은 거에 대한 스님의 모습을 떠올려 볼때 30분이라면 ..어휴 생각만 해도 머리가 절로 세차게 도리질쳐집니다. 시계라는 인간의 대단한 발명품에 대해 혹시 알고 있냐고 하셨을 지도....
즐겁습니다.
느림의 미학보단 뒹굴거림의 미학을 부르짖는 저에게 너무나 자알 맞는 휴식장소이고 ..스님이 계셔서 더욱 다시 가보픈 선암사 입니다.
겨울에도 가고 싶지만 추위를 못견디는 저에겐 상당히 실험적인 모험이 될듯 하여 주춤해 집니다.
건강하십이오.
저희 두 아이들에게 언제부턴가는 멘토도 되어주시고요.
꼭 가겠습니다.머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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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등명님의 댓글
등명 작성일
그랬었군요.
조금 늦었어도 들어왔으면 좋았을텐데..
그 정도로 엄격하지도 않고 중요하지도 않고 실례되지도 않은 자리인데..
자의적으로 판단하고 해석하고 결론내리고..
서성이다 어깨 너머로 들려오는 음성에 맞짱?을 뜨고..
말의 용도가 소통인데.. 언단말미(言端末尾)라 하지요.
말 꼬리 붙들고 말하고 또 그 말 꼬리 붙들고 말하고..
순 기능보다는 역 기능으로 궤도를 이탈해버리고 마는..
이따금 상대의 말에도 귀 기울여 주는 넓은 가슴을
가져보는 것도 삶의 지혜가 아닌가 생각해 봅니다. 감사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