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스님.. 안녕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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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명님의 댓글
등명 작성일
밤 사이 비가 왔네요. 기온도 뚝 떨어지고요.
계절은 비를 타고 온다는데 간밤의 빗줄기가 조금은 거칠다싶었는데..
앞 산의 활엽수도 근골이 처연하고 뜰 앞의 매화나무도 바짝 움추러 들었어요.
바야흐로 후덕한 자비도량에도 겨울이 찾아 왔네요.
그래도 겨울은 매워야 제 맛이라며 어깨를 으쓱해 보지만 뻐기는 자세가 아직은 무르익지 못한
수행자의 모습은 아닌지 가늠해 봅니다.
담희 씨, 잘 지내셨나요? 이름이 어색하지만 나는 당신을 기억합니다.
조금은 무리다 싶었던 산행도 그렇고,
템스 가족에게 푸짐한 점심공양을 대접해 주던 넉넉한 인정도 그립네요.
음식을 통하여 자신을 바로 세워야하는 나에게는 조금은 부끄러운 시간이기도 했었고요.
보내 주신 빵 덕택에 스님들과 함께 즐거운 시간을 가졌답니다.
당신이 그린 그림 엽서는 실체도 없는 그대의 또 다른 모습인가요.
마치 한 편의 금강경을 설 해 놓은 듯 텅 비어있네요.
나에게서 일어나는 모든 일의 중심에는 내가 있다.
그러므로 내가 없으면 내게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觀 하라, 나는 누구인가.
부처의 거룩한 가르침을 통하여 또 다른 나로 부터 그 해법을 구하라.
이보게 ! 호수에 잠긴 달은 이지러지면 이지러진대로, 차오르면 차오른대로 그저 바라보게나.
그러면 그 또한 지나가는 것을.. 자칫 붙잡으려는 순간 산산히 부숴지고 마는 것을..
그러기에 그대의 곡두는 업신으로 부터 벗어나려는 그대의 소박한 몸 짓이리라.
당신 보다 당신의 언니를 더 사랑하는 사문으로 부터.. 풋~~푸~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