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암사, 그 아름다움을 공감각적으로 느끼다 > 스님과의 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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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님과의 대화

    2014 선암사, 그 아름다움을 공감각적으로 느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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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이순희
    댓글 1건 조회 15,961회 작성일 14-07-17 0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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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명스님,
    선암사 1박2일 템플스테이를 마치고 일상으로 돌아온 지 이제 며칠밖에 안 지났는데, 그곳에서 보냈던 시간들이 벌써 그리워집니다.
     
    저는 템스 기간 동안 뭘 얻으려거나, 버리려고 하기보다는 그냥 느꼈던 것 같습니다.
     
    저녁·새벽 예불 때면 경내에 울려 퍼지는 스님들의 힘찬 불경 합송소리, 제 베갯머리 속으로 밤새 흐르던 계곡물 소리. 2층 목조건물 방 창문을 통해 바라다 보이는, 은행나무들에 떨어지는 빗방울 소리, 북의 등판에 그려진 용이 튀어나와 광풍을 휘몰아치며 하늘을 나는 듯 한 법고소리, 제 소리의 끝자락을 물고 웅장하게 멀리 퍼져가는 범종소리, 우드향 향수병 마개를 따놓은 듯한 선암사 진입의 아름드리나무들에서 뿜어져 나오는 숲속 향, 우리나라에서 제일 아름다운 홍예교(승선교), 경내 앞뒤 산들에 백설기 같은 산안개가 수채화처럼 번져가는 모습, 담장 한켠 청보라빛의 수국들, 예쁜 수련을 피워 올리고 있는 소담한 연못들, 비에 젖어 더 진한 먹빛을 띠는 골기와의 처마선들······
     
    선암사에서 듣고 보며 느꼈던 이 모든 것들이 마치 꿈결인 양 느껴집니다.
     
    그리고,
     
    등명스님과의 차담 시간이 있지요.
    선암사에서 자생하는 녹차를 마시면서 스님과의 얘기 나누는 시간이지요.
    스님의 인상이 꽛꽛하게 보이셨지만 그 안에서는 오랜 수행에서 배여 나오는 삶의 통찰력이 맑고 그윽한 차 맛 같은 말씀으로 조근조근 흘러나오셨습니다. 아마 저마다 자신의 마음에 더 특별하게 와 닿는 말씀을 새기며 위안을 받았거나 각오를 다지게 되었거나 했을 것입니다.
    스님의 말씀해주신 대로 온전히 행할 수는 없겠지만 함께 했던 그 시간만은 아름다운 풍경으로 제 마음속에 찍어두었습니다.
     
    스님.
    아쉽게도 떠나올 때 인사를 못 드렸습니다.
    여수에 사는 친구가 부산에 계신 친정엄마 병간호 해드리고 여수로 돌아와서는, 제게 전화해서 여수로 빨리 오라고 하도 성화를 하는 바람에 만세루에서 명상시간 끝난 뒤 급하게 산문을 빠져나와야 했습니다. 아마 언제일지는 모르겠지만 스님을 다시 찾아뵈리라는 예감이 있었기에 그리 했을 것이라는 자위적인 변명을 해봅니다.
     
    사담입니다.
    친구랑 만나 여수에서 늦은 점심식사하고 음식점을 나와 친구가 운전하는 차에 동승해서 도로를 달리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반대편 차선에서 세 번째로 달려오던 자동차가 굉음을 내며 빠른 속도로 중앙선을 침범해 우리 차선으로 달려오는 거예요. 그 차는 두 앞차를 앞지르기 하려고 침범했는데 뒤에 있었기 때문에, 때마침 커브길에서 마주나오는 우리 차를 미처 못 보았던 겁니다. 일측일발의 순간에 친구가 핸들을 옆 차선으로 돌려 사고는 면했지만 하마터면 저승길 행차할 뻔했습니다.
    친구는 혼이 반은 빠져나가 근처에 차를 세우고 한동안 정신을 못 차렸습니다. 그러면서 하는 말이 네가 선암사에서 기도를 많이 한 덕분에 우리가 살았다는 말을 수차 하더군요.
    선암사 대웅전 법당의 석가모니부처님의 풍모가 호방한 무인 기질로 느껴졌는데, 나중에 스님으로부터 선암사는 터가 센 곳이라는 말씀을 듣고 그래서 불상을 그런 분으로 모셨나 하는 생각을 했더랬습니다. 정말 친구 말마따나 대웅전 호방한 부처님의 가피가 저희들을 보호해 주었다는 생각이 강하게 듭니다.
    둘째 날 새벽예불은 참석 못했지만 첫째 날 저녁예불 때는 저 혼자 끝까지 남아 절도 많이 하고, 천수경 독송까지 했거든요.
    나무아미타불 관세음보살
     
    스님.
    제가 잡념이 많다고 하니까 “나도 많아” 하셨죠.
    절 편히 해주시려는 마음으로 알고 있습니다. 잡념이 안 껴들면 더 좋겠지만 껴들 때마다 바로바로 버릴 수 있는 훈련을 해야겠습니다. 제 머릿속에도 선암사 해우소 같은 걸 하나 만들어 놓을까요. 잡념이 껴들면 바로 배설해 버리게요. ㅎㅎ
     
    등명스님.
    오랜 동안 선암사 템플스테이 지킴이가 돼주십시오.
    또 찾아뵙겠습니다.
     
    이순희 올림

    댓글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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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등명님의 댓글

    등명 작성일

    흐렸다 개었다 분주한 여름 하늘 ..
    하늘과 같이 창공도 그러하고
    창공과 같이 마음도 그러하니 ..
    부질 없는 구름만 오락가락 하누나 .

    선암사의 1泊 2日 템플스테이 ..
    마치 한 폭의 수체화를 그려 놓은 듯 선암사의 풍경이
    고스란히 담겨 있구나 .  자신에게 손을 내밀어 찾아 온 선암사 ..
    고즈녁한 마음으로 바라보는 세상은 언제나 한 폭의 그림이 되고
    한 편의 시가 되는 것을 ..  사람들이 비록 겉으로 나타내는 표현은
    부족할 지라도 모두가 이렇듯 자신들의 마음 속에 풍경을 담아 가리라 .
    그리고 ..  이따금 힘들고 지칠 때 내면으로 돌아가 선암사의 풍경을
    만날 수 있으리라 .  내 마음의 도량 선암사 ..

    너가 선암사의 기운으로 위험천만한 순간을 모면할 수 있었다니
    참으로 다행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구나 .
    세상은 이렇듯 잘 된 일은 상대에게 돌리고 허물은 자신이 감당하는
    고운 마음들이 살아갈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
    너에 모습이 세삼스럽게 커 보이는구나 .

    자신에게 좀 더 가까이 다가가기 위하여 찾아 온 선암사 ..
    마음을 열고 바라보면 세상에 가르침 아닌 것이 있으랴 ..
    꽃을 보 되 꽃의 마음을 보고 책을 읽 되 책의 마음을 읽을 수 있다면
    아찔했던 순간도 너의 거름이 될 수 있으련만 ..
    번뇌 많은 여름 하늘의 번거로움을 알 수 있으련만 ..
    소통과 화합의 한 마당 선암사 템플스테이 ..
    그 마음 속으로의 여행을 떠나보자 .    구름 나그네  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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