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감사합니다 그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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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계산선암사님의 댓글
조계산선암사 작성일
예약도 없이 불쑥 찾아 온 선암사. 일단 저질러 놓고 보자.
템플이 안되면 새소리 물소리 바람소리가 반겨 주겠지.
법고소리 범종소리 염불소리가 달래주겠지 하는 심정으로 무작정 출발했다.
헌데 막상 도착해보니 모든 게 순조롭게 풀렸다.
템플 사무장님의 친절한 배려 덕에 우려했던 마음이 말끔히 가셨다.
예약하고 온 것보다 훨씬 감회가 깊었다. 역시 행운이란 그저 찾아오는 것이 아닌가 보다.
일반 고속버스 요금으로 우등고속을 탈 때 부터 무언가 조짐이 좋지 않았던가.
정희야 ! 그래 잘 도착했느냐. 너의 글을 읽고 있노라니 행동이 다분히 즉흥적이기는
하다만 무언가 큰 가르침이 있지 않느냐. 그것은 다가오지 않은 미래는 결정 된 것이 없다는 것.
그러기 때문에 미리 예단하여 포기하지 말라는 것이란다.
운명이란 자신의 생각을 어떻게 행동으로 옮기느냐에 따라 결정되는 것 아니겠니?
강한 의지는 강한 추진력을 낳고 약한 의지는 약한 추진력을 낳기에
내가 저 산을 꼭 넘아가야 한다는 굳은 의지가 서면 그 정보는 바로 내 몸을 구성하고
있는 모든 조직에 전달되어 준비태세를 갖춘단다.
눈동자는 빛나고 심장은 강해지고 가슴은 부풀어오르고 두 다리에는 핏발이 서면서
자신만만해 진단다. 그러나 잘 될까 우물쭈물 자신감이 없을 때는
그 정보가 곧바로 내 몸에 전달되어 동공이 풀리고 다리에 힘이 빠지면서 바로 의욕이
없어지고 무기력해지는 것이란다. 그러므로 무슨 일이든 강한 의지를 갖고 추진한다면
그 뜻을 이룰 수 있지만 미리 안 될거야 포기한다면 삶은 그 만큼 고달퍼지는 거란다.
하려는 자는 하늘이 돕지만 회피하는 사람은 세상인심도 등을 돌리는 거란다.
폰더씨의 위대한 하루라는 책을 보면 엉겅퀴나무를 살며시 잡으면 가시에 찔리지만
확 움켜쥐면 가시가 바스라진다 말이 있지.
도시의 소음을 떠나 찾아 온 선암사. 겉으로는 조용하고 편안해보일지 몰라도
내면으로는 자신과의 싸움이 치열한 곳이란다.
세상에 그 어떤 산 보다도 높은 자신이라는 산을 넘어야 하기 때문이란다.
그 산은 정상을 쉽게 허락하지 않기에 오늘도 스님들은 허리띠를 졸라매고
신들메를 동여메고 묵묵히 그 길을 가고 있는 거란다.

배정희님의 댓글
배정희 작성일
조계산선암사님의 댓글
조계산선암사 작성일
정희야 ! 미안하구나. 그렇잖아도 힘든 너에게 이러저러한 말로 부담을 주었구나.
세상사에 부딪쳐보지도 않고 , 너에 입장이 되어보지도 않고 산 속에 앉아 한가한 말만 하였구나.
폭풍의 언덕엔 바람소리 요란하고 어둠의 바다는 거칠기만 한데 흔들리지 말고 묵묵히 그 길을
가라시는 스님의 말씀은 그럴듯하게 들릴 뿐 아득하기만 하구나. 목마른 자에게는 한 모금의
물이 필요하고 배고픈 자에게는 다만 한 조각의 빵이 필요할 뿐 그 외 무슨 말이 들리리오.
그러나 곰곰히 생각해 보면 한 방울의 물이나 한 조각의 빵은 일시적인 방편일 뿐 근본적인
해결책은 될 수 없기에 스스로 우물을 파고 스스로 밭을 일구어야만 하는거란다.
모두가 힘든 세상 뉘 있어 너에게 손을 내밀어 주리오. 사람들은 자신이 손해보는 일은 잘 하려하지
않는단다. 그러기에 절에 오면 휴식과 위로도 중요하지만 자신을 돌아보는 성찰의 시간이기도 하단다.
자신을 새롭게 잉태하고 새롭게 분만해 내는 시간이기도 하단다.
이사도라 던칸의 자서전 분만실 풍경을 보면 ..
번득이는 눈동자 , 긴장감 , 땀 ,마스크 , 날카로운 메스 , 피 묻은 고무장갑 , 피 묻은 거즈 , 비명소리
널부러진 집기들 .. 대충 이런 내용인데 .. 그러나 그런 것들은 모두가 새 생명이 태어나는 과정일 뿐
새 생명이 태어나면 모두가 깨끗히 정리 되고 그 자리에는 오직 새 생명만이 존재할 뿐이란다.
한 주의, 새로운 사상 ,새로운 이념 등.. 자신이 새롭게 태어나는 과정은 이토록 고통스움을
감수해야 하는 것이기에 결코 아무나할 수 있는 일이 아니란다.
처음에는 진한 감동으로 다가오지만 차츰 흩어져버리는 저녁 연기와 같은 스님의 말씀..
그러기에 비록 이따금일지라도 속세를 떠난다는 생각은 잊고 오직 너에게 주어진
삶에 최선을 다할 때만이 아름다운 삶을 만날 수 있다는 것을 잊지 말아라. 감사 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