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15-02-21 23:24
파라다이스는 지상에도 있었다
 글쓴이 : 임나윤
조회 : 5,605  

낙원은 지상어디에도 존재하지 않는다고 한다. 다만 인간은 그것을 갈구할 뿐이라고.

존밀턴은 '실낙원'이라는 대 서사시를 쓰면서 최초의 인간, 하와와 이브가 원죄를 짓고 낙원에서 쫓겨난 이야기를 썼지만 인간은 끊임없이 낙원을 꿈꾼다고 했다. 그곳에서 말한 낙원과 내가 말하는 낙원은 좀 차원이 다르다.'

'내가 몸이 편하고, 마음이 평화로운 곳,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있는 곳' 그곳이야말로 지상에서 찾을 수 있는

낙원이라고 생각한다.

이번 설 연휴 3박 4일동안의 선암사 템플스테이는 내게 있어서 낙원이었다. 불교식으로 표현하자면

이세상의 극락왕생일수도 있겠다. 본시 그곳은 죽어서야 가는 곳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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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신의 온갖 짐들을 등에 업고 낑낑대며 그것들을 내려놓기 위해 과감하게 고향길을 포기하고

선암사에 향했다. 이 이상 일상 영위할 기운도 없었다.  여러 절 중, 그 먼 순천까지 간 것은

만다라 치유명상과 편백숲길 트래킹이 마음에 들었다. 일단 가톨릭 신자로서 불교의 여러

프로그램에는 별로 관심도 없었고, 그저 쉬고 싶을 뿐이었다.

아이와 내가 치유를 위해서 갔던 템플스테이 첫날, 또 아이가 폭발을 했다. 아마도 주변 분들에게 민폐를 끼쳤을 것이다. 이 자리를 빌어 잠시 소동을 일으킨 점을 사과드립니다.

일정을 마치고 스님과 단둘이 얘기를 하면서 내가 그동안 간과하고 있었던 부분을 지적해주셨다.

그 말을 듣고 새삼, 하나를 깨달을 수 있었다. 내 입장에서 판단하지 말고 상대방 입장에서 판단을 하는 것.

나의 생각이 표준이 될 수 없다는 누구나 아닌 상식을 새삼 느꼈다.

사람을 미워하면 그 사람의 객관적인 이쁜 짓도 밉게 보인다고.

관점을 바꿔보기로 했다. 선순환의 관점을 바꿔보기로 했다.

그 다음날까지 아이에게 멀어졌던 마음이 만다라 치유 명상을 하면서 풀어졌고, 암자에 올라가

스님께 사소한 것을 질문하면서 또 새로운 관점을 알게 되었다.

참선할 때도 명상이 이미 습관이 된 내게는 좋은 기회였다. 절에서 하는 명상은 또 달랐다.

참 나를 볼 수 있었고, 마음의 눈도 떠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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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와 진솔한 대화를 하면서, 나도 아이도 앞으로 어떻게 할 것인지 서로 다짐하는 시간이기도 했다.

물론 한 번 다짐 했다고 백프로 실천되는 것은 아닐 것이다. 또 잊어먹고 문제 생기고 할 것이다.

그때마다 다시 마음을 다잡고 고치고 하며 조금씩 둘다 성장해 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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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우러 갔다가 스님말씀 듣고  깨우침을 얻고 온 자리였다. 난 워낙 따뜻한 것을 좋아해서 방이 뜨끈뜨끈해서 너무 좋았고

아침 햇살이 창호지 사이로 들어올 때 딩굴거리며 책을 볼 때 정말 행복했다.

새벽에 밥 먹는 것이 좀 힘들긴 했지만, 그래도

차려주는 밥 먹고, 뜨근한 방에서 계곡물 소리 들으며 방에서 책보며 딩굴었던 시간이 내겐 지상 낙원의 평온함이었다. 노트북에 글도 9페이지로 단 시간에 써 내려갈 수 있었다. 그만큼 집중도 잘 되었다. 잠 오면 자고,편백숲 산책을 하면서 이런 저런 생각도 하면서 정리할 수도 있었다.

소박한 공양식도 맛있었다. 늘 음식쓰레기가 넘치고 아이들 때문에 일주일 내내 생선 아니면 육고기를 식탁에 올리며먹었는데, 삼일동안 채식 위주로 먹으니 속도 편했다. 난 육고기가 체질에 잘 안 맞지만 그냥 같이 먹는 편이었다.

진정한 심신의 힐링이 되는 템플스테이 였습니다.

스님과 종무소 직원분께도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임나윤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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