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13-02-28 14:45
선암사에서의 3박4일
 글쓴이 : 김산
조회 : 8,333  
군에서 제대후 새로운 생활을 시작하기 전 떠있는 마음을 가라앉히고 평생 지고있던 물음들과 짐들을 조금은
 
내려놓고자 선암사를 찾았습니다. 서울에 비해 지리상 따뜻한 날씨, 햇빛과 물줄기 심지어 앙상한 나무들까지
 
상처입은 자들의 방문에 익숙한듯 인자해보여 괜시리 마음이 편안해졌습니다.
 
첫날 절을 돌아보는 것만으로도 한결 나아진듯 했습니다. 그렇게 배정받은 방에 들어갔을때 말끔한 모습에 조금은
 
의아했지만 한편으로는 또 한번 마음이 놓였습니다. 그렇게 3박4일의 일정은 시작되었습니다.
 
첫날 절예절을 배우고 차를 마시며 스님과 대화를 나누었습니다. 그리고 조금전 108배를 마무리로 마지막 공식 일정
 
이 끝났습니다. 내일은 새벽예불과 산행이 남았네요. 이곳에서는 모든것이 수행이었고 교육이었습니다.
 
걸음걸이부터 시작하여 잠이드는것까지 '나' 스스로를 성찰하고 그속에서 답을 찾으려는 노력과 불교의 예가 더해져
 
끊임없는 긴장을 만들어 냈습니다. 겨울에 핀 꽃 하나에서도 배움을 얻었다는 옛 선조들의 이야기가 마음으로
 
와닿는 시간이였습니다.
 
둘째날 편백나무숲에서 스님이 찬송가를 불러주셨습니다. 그리고는 세상이 이런것이고 사람의 마음이 그런것이다고
 
이야기 해주셨습니다. 그 순간 저는 눈물이 핑 돌며 마음이 뻥 뚤리는 느낌이였습니다. 불교가 무엇이고 가르침이 무
 
엇인지 깨닫는 순간이였습니다. 그순간 외에도 스님의 말 한마디 한마디는 천가지의 의미를 담고 있었고 또 동시에
 
깃털처럼 가벼웠습니다.
 
길지않은 3박4일이었지만 저 자신이 공중분해되어 선암사에 뿌려진것만 같습니다.
 
선암사를 바라보는 것만으로 수각에 흐르는 물만 보아도 모든 것을 잊을 수 있어 행복했습니다.
 
이제 내일이면 이곳을 떠나지만 언젠가는 꼭 다시 올것만 같아 아쉽지 않습니다.
 
마지막으로 스님께 정말 감사하단 말로 후기 마치겠습니다.

등명 13-03-27 10:11
 
김산...!
너에 이름은 그대로 우뚝..
산이로구나. 후훗
다양한 종교를 가진 사람들이 만나는 공간, 템플스테이..
너는 기독교인으로서,
산을 넘고 물을 건너온 귀한 손님이었지..
낯선 불교문화를 통하여 생을 들여다 볼 줄 아는 열린 사람이었지.
예수의 복음대신 부처의 법문을 듣고,
부처와 예수가 꿈꾸는 세상이 하나라는 것을 알게되었지.
그렇지 않음이 크게 그러하다는 이치를 깨달아 마음의 평안을 얻은 큰 사람이었지.

세상이 누구를 통하여 아름다워진들 어떠하랴.
세상만 아름다워지면 그만이 아닌가.
꼭 나를 통하여 아름다워져야한다는 그 생각이 정작 아름다운 세상의 걸림돌이 아닌가.
그래서 불교는 결코 불교에 집착하지 않는단다.
불교가 한 명의 불자나 만들기 위하여 이땅에 오지 않았다.
다만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기 위하여 왔을 뿐이며,
세상은 충분히 아름답다는 것을 알려주러 왔을 뿐이란다.

산문을 열고 들어온 너에게 찬송가를 불러 준 것은
찬송가는 비록 예수 그리스도를 찬양하는 노래지만 찬송가를 불러 주는 마음은
부처의 마음이기 때문에 가능하지 않았겠니?

본디 경계도 없는 경계속에 갇혀 사는 우리에게.
경험 없는 사고의 공허함을 일꺠워준 너는..
진정 이 시대의 산이요 십자가였으니..
감사하고  감사하단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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